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우울일기] 생각보다 강한 것

언젠가 인터넷에서 본 얘기였다.

어떤 사람이 정신과에서 입원 권유를 받아서 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병동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 머리가 산발이고 뭐라고 괴성을 지르는 여자가 있었다.

그 사람이 나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무서워하며 피해 다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미친 여자가 나를 무서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릴 때 많이 일어나는 일이다.

티비에는 범죄소식이 끊이질 않고 어렸으니 나 자신은 선량한 사람, 타인은 무서운 사람으로 이분법적으로 생각하곤 했다.

그러나 커보니 사실 무서운 건 나 자신이었다.

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다. 어쩌면 그 누군가는 평생 마음에서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같은 나이라도 철이 들지 않은 아이들은 여전히 이런 잣대로 세상을 보고 있었다.

볼 때마다 "말로 사람 죽이겠다. 어쩌려고 저러지" 생각이 들던 친구는 항상 누군가를 보며 무섭다고 했다.

이것도 혹시 투사가 아닐까 싶다. 자신이 인정하기 싫은 자신의 마음을 누군가에게 겹쳐보아 무섭다고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사람들 사이에서 무심히 살아가는 나 자신이 무섭기도 하다.

사회성이란 누군가에게 프레임을 씌우면 받는 트로피 같은 게 아닐까 싶다.

가끔은 세상 살아가기가 무섭다. 내 말과 행동이 누군가에겐 밤새 끙끙 앓을만할 상처를 남기진 않을지.